#1 튀르키예 친구와 함께 튀르키예 여행 - 0일차 : 나는 왜 여기 인천 공항에 혼자...
며칠 전부터 페리는 아주 들떠있었다.
1년 6개월 만에 페리의 고향인 튀르키예로 여행을 가기 때문이었다.
나도 함께 간다!
현지인 친구가 있어서인지 나는 아무런 여행 준비를 하지 않았고, 마음은 편했다.
그렇게 바쁘게 현생을 살다가 드디어 여행 출발 당일이 되었다!
새벽 1시 20분 비행이었기 때문에,
출국 당일에 여유롭게 짐을 싸고 오후 9시에 집에서 나와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 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하니 10시 50분 정도가 되었다.
카타르 항공의 체크인 데스크가 있는 J 구역으로 향했고, 페리를 만났다.
30분 정도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되었다.
체크인 카운터의 직원 분에게 여권을 주었다.
그런데! 나는 터키에 갈 수 없다고 하셨다....
나의 여권 만료일은 3달 정도 남아있었는데, 터키는 여권 만료일이 6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입국이 되는 것이었다....
이럴 수가....! 바로 뇌정지가 왔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헛웃음이 나왔다.
여권 만료일이 3달 남은 것은 알고 있었는데, 만료일이 그렇게나 길게 남아있어야 할 줄이야... 몰랐다..
아... 나는 왜 여권 연장을 안 했을까....
설마 나는 터키에 못 가는 것인가?
너무 당황스럽고 내가 너무 바보 같았다.
일단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에게는 출국장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일단 집에 가서 방법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에 갈 방법을 검색했는데, 이미 시간이 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어서 대중교통도 다 끊겨있었다.
그래서 일단 공항 의자에 앉아서 방법을 찾아보았다.
먼저, 긴급여권발급. 인천공항에 있는 여권민원센터에서 긴급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아침 9시에 연다.
그래서 일단은 공항에서 노숙을 하고, 오전 9시가 되면 긴급여권을 발급받기로 했다.
긴급여권을 위한 준비물을 찾아보니, 증명사진이 필요했다.
지갑을 뒤져보니 증명사진이 없다. 이럴 수가...! 설마 집에 다녀와야 하나?
찾아보니 공항에 증명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스가 여러 대가 있었다.
미리 찍어두려고 부스로 갔다.
그런데 현금 만원이 필요했다.
지갑을 뒤져보니 현금이 없다. 천 원짜리 한 장 밖에... 현금은 뭐, ATM기에서 뽑으면 되지~
ATM기로 갔다. 기계가 다 꺼져있다.
오전 6시부터 운영이 된다고 한다. 6시에 다시 와야지.
다행히 인청공항에는 24시간 운영되는 카페들이 있었다.
투썸플레이스로 갔다. 아이스라떼 한잔을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노트북을 켜고 내일 아니, 오늘 출발하는 항공편을 검색해 보았다. 약 55만 원 정도이다.
이걸 바보비용이라고 해야 하나, 경험비용이라고 해야 하나.
바보비용이라고 하면 너무 슬프니까 경험비용이라고 할 거야.
혹시라도 경험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싶어서
이미 출발한 항공편도 수수료를 지불하고 변경이 가능한지 여행 대행사에 문의글을 남겨놓았다.
오전 9시에 여행 대행사에 전화를 해봐야겠다.
긴급여권을 발급하려면 비행기 티켓이 필요하니까. 긴급여권 발급 신청 전에 비행기 티켓을 예매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된 나의 계획.
오전 6시에 ATM에서 현금 만원을 인출한다.
긴급 여권용 증명사진을 찍는다.
오전 9시에 와이페이모어(여행 대행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한다.
운이 좋다면, 항공편을 변경하고 불가능하다면 새로운 항공편을 예매한다.
예매 후에 바로 긴급여권 발급을 신청한다.
무사히 출국하고 터키로 간다.
앉아서 방법들을 찾다 보니 마음이 안정되고 기분이 한결 편해졌다.
어느새 새벽 2시 48분이다.
과연 나는 무사히 튀르키예에 도착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