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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도둑맞은 집중력] - 현대인들이 읽어야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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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안새우 2024. 5. 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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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빌리는 것부터 어려웠다.
학교 도서관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검색해 보니, 14권의 책이 모두 대출 중이었고 예약을 해놓은 사람이 6명이었다.
국립 도서관, e북도 마찬가지였다.
운이 좋게도 연구실 친구에게 빌릴 수 있었다.
이 책이 이렇게나 인기가 많은 걸 보니, 많은 사람들이 집중력을 잃고 있나보다.

기대를 가득 안고 책을 펼쳤다.
나는 아직 4장을 앞둔 초반부에 있지만, 3장까지 담긴 이야기들은 기대 이상으로 나에게 영감을 주고,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열정을 주었다.

이 글에서는 1장에서 3장까지의 이야기를 보려 한다.

프롤로그에서는 요즘 현대인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레이스랜드의 관광객들은 주위는 전혀 둘러보지 않고, 안내 설명과 사진이 나오는 아이패드 화면만을 쳐다본다.

이러한 광경은 관광지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항상 있다.
지하철을 타면 모두가 핸드폰의 세상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둘러보는 이는 거의 없다.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거나,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나도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하는 시간들이 많지만, 가끔은 일부러 그 곳에서 나와보려고 한다.

지하철이 한강을 가로지를 때면 항상 고개를 들어 아름다운 광경을 보면서 감탄을 하곤 한다.

그럴 때면 이 공간에서 나만 저 아름다움을 보고 있음을 깨닫는다.

얼마 전 아빠를 보러 통영에 내려갔다.
통영에서 유명하다는 충무김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식당에는 유치원에 다닐 나이쯤 돼 보이는 귀여운 아이 둘과 엄마, 아빠가 함께 온 가족이 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열심히 김밥을 먹고 있었고, 아이 둘은 각자 열심히 핸드폰의 화면에 집중하며 김밥을 먹고 있었다.
아이 둘은 식당을 걸어 나가면서도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는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절대 저렇게 되게 안 해야지. 다짐했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렇게 안되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도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어린 나이부터 핸드폰을 하는 것이 기본인, 핸드폰이 필수인 사회가 되어버렸다.
더 시간이 지난 미래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가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일들은 과연 우리 사회에, 그리고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그레이스랜드 여행 이후에 프로빈스타운으로 여행을 떠난다.
프로빈스타운으로의 여행은 그냥 여행이 아니었다. 그는 모든 인터넷을 제거했다.
핸드폰은 비상연락만 가능한 핸드폰을 가지고 갔고, 인터넷이 안 되는 글을 쓰기 위한 용도의 노트북을 가져갔다.
그는 프로빈스타운에서 인터넷이 없는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생활 속에서 느낀 변화와, 깨달은 점들, 그리고 여러 연구자들을 인터뷰하며 알게 된 사실들을 알려주었다.


저자가 인터넷을 없애고 겪은 가장 큰 변화는 '정보의 양'이다.
인터넷을 없애고 난 후, 종이 신문으로 접하는 소식과 종이 책을 통해 읽는 정보와 같이 '종이'에 적힌 글로써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정보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는 집중력을 되찾아간다. 

책에서는 정보를 더 많이 주입할수록 사람들이 개별 정보에 집중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수네'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현대인들이 집단적으로 "주의력 자원의 더욱 빠른 소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수네가 말했다.
"보통 우리는 쉬운 길로 가고 싶어 해요. 하지만 우리가 행복할 때는 약간 어려운 일을 할 때거든요. 핸드폰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늘 중요한 것보다는 쉬운 것을 제안하는 물건을 언제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된 거예요.” 
“나 자신에게 더 어려운 것을 선택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54p)"

저자는 정보의 양뿐만 아니라 속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평소에 글을 읽는 속도가 느린 나에게는 희망적이었다.
"나는 속독을 못한다."
이 책을 읽고 이는 "나는 글자만 읽는 것을 못한다."와 동일한 의미임을 알게 되었다.

인간이 글을 진짜 진짜 빠른 속도로 읽게 할 수 있을까?
저자가 소개한 연구팀들은 그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언제나 대가가 따른다. 

사람들은 글자를 빠르게 훑고 자신이 보고 있는 내용을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글을 빨리 읽을수록 이해한 내용이 적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빠른 속도는 곧 적은 이해를 뜻한다.
인간이 정보를 흡수하는 속도에 최대한도가 존재하며, 그 벽을 부수려고 하면 그저 정보를 이해하는 뇌의 능력이 파괴될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나는 글을 읽는 속도가 굉장히 느린 편이다.
이해를 하지 못하면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글을 읽다가도 그것과 관련된 생각에 빠지곤 한다. 
글을 읽는 속도가 느린 것에 자괴감에 빠진 적도 있었다. 
수능 시험에서는 항상 시간이 부족했고. 지금도 논문 한편을 읽을 때 며칠을 붙잡고 있기도 한다.

이 글은 나에게 굉장히 희망을 주는 글이다.
그래! 글을 빠르게 읽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나는 확실하게 이해를 하고 넘어가는 것이구나. 
글을 통해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있구나!
가이 클랙스턴은 요가나 태극권, 명상 같은 의도된 느린 수련을 할 때 집중력에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를 분석했고, 주의력이 상당히 개선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우리의 인지 능력에 맞추려면 세상을 좁혀야 한다”
너무 빨리 움직이면 우리 능력에 부담이 되고, 결국 능력이 저하된다. 
그러나 인간 본성에 알맞은 속도로 이동하는 연습을 하면 집중력이 훈련되기 시작한다.
 
정말 신기하게도 다음에 저자가 소개한 내용 또한 희망을 더욱 부풀려 주었다.
바로 '멀티 태스킹'
나는 멀티도 안 되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동시에 여러 가지를 사고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한다.
우리 뇌는 동시에 한두 개의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
자신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사실 사람들은 “저글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일 저 일을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다.

나는 멀티가 안되는 사람으로서, 멀티가 가능한 사람은 정말로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이 가능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니! 
그냥 여러가지 일들을 전환하면서 처리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나는 한 가지 일에 몰두를 잘하고 있는 사람일지도?
 
너무 감사하게도, 1장의 내용들은 나를 대변해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던 것'들이 사실을 '하지 말아야하는 것'이었다.
나는 '글을 빨리 읽기'나 '멀티'를 못하는 사람이지만, '집중'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2장에서는 '몰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미하이는 시카고에서 한 무리의 화가들을 설득해 수개월에 걸쳐 그들의 작업을 지켜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미하이를 놀라게 한 것은, 창작 중인 예술가들에게 시간이 사라진 듯 보인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거의 최면에 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깊은 형태의 집중이었다.

그림에 수많은 시간을 쏟은 예술가들은 작업을 마쳤을 때 자기 결과물을 의기양양학 바라보거나 자랑하거나 칭찬을 구하지 않았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그저 보상을 얻고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하는 스키너의 생각이 옳다면 이들의 행동은 말이 되지 않았다.

예술가들이 실제로 무엇에서 동력을 얻는 것일까?

화가들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것이 그림 그리는 과정 자체에 있다.

암벽 등반의 신비는 암벽을 오르는 데 있다. 내가 흐름 속에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흐르는 것의 목표는 계속 흐르는 것이다. 정상이나 유토피아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 안에 머무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상태에 ‘몰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몰입은 한 번에 하나만 할 때, 다른 모든 것은 접어두고 한 가지만 하기로 할 때 찾아온다.
산만함에서 벗어나는 더욱 강력한 방법은 자신만의 몰입을 찾는 것이다.
나도 '몰입'에 대한 경험이 여러 번 있다.
초등학교 시절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학교에서는 '빨리 끝나고 그림 그리러 가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가득했고, 학교가 끝나면 미술학원으로 달려가 저녁 늦게까지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금방 시간이 지나가 있었다.
그때의 나는 무엇을 바라지 않았다. 그냥 그리는 그 자체가 좋았다.
어렸을 적의 이 경험은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쳐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편이다.
정말로 좋아해서 과정에 '몰입'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이 '몰입'이 안되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권태기에 빠져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는 상태가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의 생활에 변화가 생긴다면 그때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나의 요즘 생활 패턴은 3장을 읽고 많이 바뀌었다.
'잠들지 못하는 사회 -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세상은 모든 면에서 더 흐릿해진다'라는 제목만 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짐작될 것이다.
나도 저곳에 있었다. 
자기 전에는 항상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속 세상에서 릴스와 여러 영상들을 보면서 1시간은 기본으로 있다가, 눈이 감길 때 잠에 들었다.
그렇게 나의 수면의 질을 떨어져 갔을 것이다.
매일 아침 시끄럽게 울려대는 알람을 몇 번이나 끄는 것을 반복하고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자기 전에 핸드폰 하는 것이 원인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몇 년간 지속된 습관을 멈출 동기가 없었다.
이런 면에서 책은 정말 좋은 영향을 주는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3장을 읽고 나의 수면 패턴을 바꾸기로 했다.
매일 밤 핸드폰을 보는 것을 멈추었다.
자기 전에는 알람만 맞춰놓고 화면을 껐다.
그리고 새벽기상을 시작했다. 
2주 동안 5시 30분 기상에 성공했다. 
이전에는 8시 30분에 무겁고 피곤한 몸으로 힘겹게 일어났는데, 지금은 아침 5시~5시 30분 사이에 일어나는데 개운하다.
물론 일어날 때는 힘들지만, 이전보다 힘들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일어나서 밖을 나오면 몸이 개운하다.
그리고 일하는 일상 시간에 피곤함이 줄었다. 집중도 훨씬 잘 된다. 신기하게 일상 시간에 폰을 보는 시간도 같이 줄었다.


앞으로 책의 남은 부분들에 어떤 내용들이 있을지, 나에게 어떠한 변화와 영감과 열정을 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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