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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밴드 단독공연 성공적으로 하기 (1)

WhatIWant/둥가둥가두둥탁

by 밤안새우 2023. 5. 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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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19일, 나에게는 첫 단독공연이었다.
취미로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고, 밴드 소모임에 들어간 지 약 2년 만이다.
 
두 달간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매주 멤버들을 만나서 합주를 하고 개인 연습도 정말 많이 했다.
공연이 한 달 남았을 때부터는 연구실 야근을 거의 못하면서 연습을 해서 연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매주 한 주간의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랩미팅이 있는데, 공연 전주에는 결과를 정리하지 못한 상태로 결과를 보내야 했고, 아래 사진이 교수님께 보냈던 피피티였다.
 
(지도 교수님께서 보수적 성향이 0.0001 % 라 가능한 일이다. 박사 과정 중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할 수 있는 것도 교수님 덕분일 것이다. 슬프게도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에게는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편이니까! )
 

 
너무도 하고 싶었던 공연이기에 주도적으로 공연기획까지 했지만 과정에 힘든 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연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고, 합주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
드럼을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밴드에서 드럼의 책임은 너무도 컸다.
드럼이 무너지면 다 함께 무너지고 드럼이 실수하면 하면 바로 티가 나버렸다.
 
공연곡을 확정할 때 내 드럼 때문에 뺄 수밖에 없던 곡이 있었는데, 그때의 멤버들에 대한 미안함과 나에 대한 실망감은 절망감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때의 상처는 남은 곡들은 더 잘해버리자 라는 열정을 지피는 자극이 되었고, 연습을 평소보다 몇 배로 하게 했다. 
원래는 토요일에만 학원에 가서 연습을 해왔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주중에도 연구실 퇴근 후 학원으로 가서 연습을 하다가 밤 12시 넘어 있는 막차를 타고 집에 갔다.
(이 또한 드럼 선생님께서 늦게까지 연습하고 학원 문을 닫고 가도록 허락해 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공연 곡들로만 무한반복이었다.
 
이 기간은 정말로 공연 준비에 몰입한 시간이었다.
 
멤버들과도 가장 자주 만났던 기간이었다. 
가능한 시간을 최대한으로 만들어서 합주를 했다. 공연직전까지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각자 안되던 부분들이 점점 되기 시작하고, 곡들이 완성도가 높아지고, 서로가 합이 맞아갈 때의 희열은 모든 과정들을 빛나게 했다.
 
그렇게 완성된 공연의 셋 리스트!
 

 
이 곡들 중 내가 참여한 곡은 이렇다.

우리의 밤 - 유다빈밴드
Happy Day - 체리필터
일종의 고백 - 곽진언
노을 - 김혜원
사건의 지평선 - 윤하
아지랑이 - 쏜애플
알루미늄 - 브로큰 발렌타인
(앵콜곡) 등대 - 하현상 

 
낙천적인 편이다 보니
"곡이 많으면 무대에 여러 번 설 수 있으니까 오히려 좋아!"
라고 생각을 했지만,
 
다른 멤버들과 함께하는 무대이다 보니
"혹여나 내가 잘 소화해내지 못해서 멤버들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과 불안도 공존했다.
 
하지만, 이 멤버들과 함께해서 걱정과 불안은 희미해질 수 있었고 , 낭만을 추구하는 합주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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